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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생활]학교 앞 길거리 주전부리인 포하(Poha)
    노학생의 일상 2015. 3. 2. 18:00

    이제 곧 숨이 턱턱막힐 여름이 코앞 인데,

    어제부터 내리던 비가 주일인 오늘도 하루종일 이어졌고,

    인도시간으로 새벽 2시반이 다되어 가는 지금까지도 밖에는 제법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덕분에 오늘 아침에 오토바이 타고 나가다가 쫄딱젖어서 오후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집으로 들어왔는데,

    때마침 기대도 안했던 티코나 인터넷 설치기사가 방문해서 연결해주는 바람에,

    마음껏 인터넷의 축복을 누리는 중!!! 데헷..♥


    인도에서 생활하면서 보통 밖에서 음식을 잘 먹지 않는다.

    그게 여지껏 큰 탈 한번 없이 잘 지내올 수 있었던 방법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나름 혼자만의 규칙이기도 했다.

    처음 1년차때는 진심 레스토랑 음식도 거의 꺼렸고, 웬만해서는 집에서 해먹으려 노력했는데,

    물론 그 때는 인도음식이 입에도 맞지 않았으니 그게 비교적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입맛도 변하여 지금은 인도음식도 잘 먹을 뿐만 아니라,

    인도친구들이나 어른들과 함께 식사를 할 때, 나만 유독 서울도련님처럼 까탈스럽게 구는 것 같은

    내가 봐도 그런 튀는 모습이 꼴 사납고 꼴베기 싫었던 지라,

    지금은 웬만해서는 사람들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는 개의치 않고 함께 먹으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거리음식(Street foods)은 철저하게 잘먹지 않는데,

    몇일 전에 라즈쉬리가 배고프다 찡찡거려서 진짜 거의 2년 만에 길거리음식을 접한 거 같다.

    원래는 쓰러져가는 캔틴을 가려했는데 라즈쉬리가 학교 앞 포하를 먹어봤냐며,

    영업사원 같은 멘트로다가 나의 귀를 호림!


    진짜 뭐없는 학교 앞

    한국의 대학가를 생각하면 오산!

    그나마 뿌네에서는 퍼거슨대학(Fergussson college, Pune) 앞쪽이

    좀 대학가 같은 분위기가 난다.


    단촐한 노점상

    저렇게 뭐없는 학교앞 길거리를 무단횡단하면

    안띄한분이 저렇게 직접 만드신 간단한 요기거리를 판매하신다.

    플러스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가치담배까정!


    비공식 흡연장소

    학내 모든 공간이 금연구역이기 때문에

    흡연자들은 보통 학교 밖으로 나가서 담배를 피는데,

    강의실에서 정문까지 걸어서 족히 10분 가까이 걸리고

    쉬는 시간은 달랑 2분!

    그마저 꼴랑 2분 주는 쉬는 시간에 교수들은 출석처부르기 일쑤!


    인상좋으신 안띄!

    주메뉴는 마하라슈트라의 대표 이바구거리 포하(Poha)

    그리고 감자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비쥬얼 와다빠오(Vada Pav)

    둘 다 마하라슈트라 슈퍼파월 간식거리들!

    (#힘을 내요~ 슈펄파월~)


    알찬 포하(Poha)

    나름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간식류 중 하나!

    단돈 15루피로 요기할 수 있는 것도 좋다.

    인도 친구들이 내가 포하를 주문하면 마하라슈트란 다됐다며

    겁나 우쭈쭈해주며 아빠엄마미소로 그윽하게 쳐다봄

    그러면 아우~ 포하엔 삼발 좀 처먹어야 하는데.. 헬로, 바이야~! 라고 설레발 좀 쳐주면,

    내 눈앞에서 광대폭발하며 수펄수펄 노래를 부른다.

    아.. 이런건 안 배워도 되는데, 닝기미


    스트리트 뷰 오픈형 레스토랑

    ......은 개뿔,

    그냥 매연처나오는 쌩길거리에 우두커니 서서

    접시들고 비련찬 주인공마냥 먹는 거임

    맛은 걍 캔틴이나 도진개진


    그래도 고수풀도 그닥 거부감 들지 않는 거 보면 진짜 인도인 다된듯 싶다.

    학교는 진짜 언제가도 지루하고 속터지며 열불나는 화병 1순위 핫플레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7~8살 어린 인도친구들과 부탄친구들이지만 그 아해들 덕분에,

    그래도 그나마 학교 갈 맛나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제 애증의 학교도 2주만 더 나가면 진정 끝이다!

    언젠가는 저 비루한 학교앞 주전부리들도 기억하며 추억할 때가 또 오겠지.

    인도는 진짜 참 남앞에 꺼내놓기는 손부끄러운데,

    막상 남이 뭐라 욕해대면 커버쳐주고 싶은 욕구가 타오르는,

    기쁨과 고통을 함께 주는 중독성이 있는 그런 동네이다.

    간혹 인도에 빠져 너무 좋다는 여행자들을 볼 때마다 나는 속으로,

    "깊게 발담그지 말고 딱 거기까지만 하고 돌아가요, 안그러면 참된 슈펄파월를 맛보게 될지도 모르니말이죠.." 라고 읊조린다.

    인도는 살아도 살아도 나에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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