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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생활]개같은 날의 오후
    노학생의 일상 2015. 2. 28. 20:41

    아침에 학교로 향하기 위해 집을 나서려던 무렵,

    바이크 기름이 간당간당한 것을 확인했다.

    학교까지 가면야 가겠지만 그냥 안전빵(?)하게 주유를 하고 가자 싶어,

    매번 들르던 주유소를 들러 200루피 주유를 해달라말을 하고,

    주유구를 여니 나를 한번 스-윽 스캔을 하고 50루피 넣고난 뒤 뭔가 흥에찬 힌디를 마구마구 하기 시작하는 것이,

    오호.. 이놈봐라, 느낌이 싸-한대?

    역시나 아니나 다를까, 150루피만큼 주유하고 첨에 50루피 넣었고 지금 150루피를 더 넣었으니 200루피를 넣었단다.

    "아..놔... 아침부터 어디서 약을팔아..?" 나도 모르게.. 혼잣말이 튀어나왔다.

    이제 뭐 이 딴일은 숱하게 겪었던 지라, 눈하나 꿈쩍안하고 "빠짜스루피 아게(50루피 더 넣어)"라고

    멋쩍게 꿍시렁대며 50루피를 더 넣어준다. 양아치


    간혹 저렇게 꼴랑 50루피로 머리쓰는 바이야들 볼 때마다,

    별 거 아니긴 하지만 진짜 정내미가 뚝뚝 떨어지는데,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 데, 세상에..

    인도에서 4년 가까이 살았지만 이런 광경은 세상세상 처음 봤다.

    간혹 도시자나 유명정치인이 길을 지나갈 때

    그 구간에 유독 많은 경찰들이 한 500m~1km간격으로 서있는 것은 본 적이 있었는 데,

    오늘은 그렇게 서있을 뿐만 아니라 마치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못잡아서 안달난 사람마냥,

    1차선에도 친히 서계셔서 오토바이들을 마구잡이로 잡고 있었다.

    보통 뿌네대학에서 우리집까지 많아야 한 두 포인트에서 경찰들이 서있는데,

    오늘은 진심 여덟군데에서 진을 치고 우는 사자마냥 기다리고 있던 경찰왈라들


    뿌네경찰의 횡포 @ 발레와디파타

    차 선을 통채로 장악하고 온갖 명목으로

    오토바이 운전자들에게만 돈을 뜯는 중

    (폴리스왈라 눈치 보느라 멀찌감치서 찍느라 제대로 보이진 않네)

    그 와중에 하늘은 더럽게 아름답네


    운이 좋게 1차선 쪽으로 바짝 붙어서 대부분의 체크포인트는 피해서 왔지만,

    집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느낌이 싸해서 오토바이를 한 쪽에 세우고

    웬지 경찰이 때로 있을 꺼 같은 발레와디 파타까지 걸어가서 정탐을 해보니,

    아.. 진심 저기는 라원(Ra One;인도판 로보캅) 할아버지라도 뚫기 힘들 철통같은 검문이 뙇!

    게다가 국제면허소지자인 나님은 도저히 엄두가 안나서 적당한 데에 오토바이를 빡킹해놓고,

    한 1km 남짓 거리를 걸어서 들어왔다.

    걷다가 몇몇 바이야에게 오늘 뭔일있냐고 물으니,

    "그냥 월말이고, 경찰들이 돈떨어졌나부지.." 라며 쿨하게 대답!

    아니 아무런 잘못도 없이 저렇게 돈을 달래면 줘야하는지도 이해가 안가고,

    그걸 또 순순히 주는 사람들도 이해가 안갔다.


    경험상 보통 2~5시 사이에는 경찰이 없기에,

    집에 들어와서 점심을 때우고, 조금 쉬다가 다시 걸어나가보니,

    역시나 예상대로 경찰들이 싹 사라졌다!

    아.. 진짜 아무런 잘못도 없이 그냥 이렇게 간담서리게 쫄아야하는 현실도 짜증나고,

    지들멋대로 갑질하는 인도경찰도 다 꼴베기 싫고,

    웬지 하루종일 느낌이 쌔-할꺼같아서 저녁에 있는 힌디수업도 그냥 못간다고 전화를 드렸다.

    그러다 유치찬란한 바람이 문득 생겼다.

    "부디.. 늬들 가족들도 어디선가 다른 경찰에게 넘치고 넘치게 뜯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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