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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고사는 이야기,
    노학생의 일상 2012. 11. 7. 05:46

    요즘 비빔국수에 꽂혀서 일주일에 네 번넘게 비빔국수를 흡입했었다.

    다행히도 뿌네에서 소면/중면을 구할 수 있기에 쟁여놓고 가끔 잔치국수나 입맛없을때 해먹었는데..

    국물우리기도 번거로워서인지 그닥 많이 해먹지 않아서 면이 두둑히 남아있었다.

    그러던 와중 팔도비빔면이 갑자기 엄청 땡기는지라,

    하선정 요리교실보다 더욱 든든한 네이버에게 난 또 비빔국수 레시피를 토해내라며 닥달아닌 닥달을..

    재료도 거의 구할 수 있었고, 김치도 완전 셔꼬부라터진지라 처리하기에 딱이다 싶어,

    시험삼아 한번 양념장을 만들어봤는데, 이거슨 신.세.계!

    암튼! 그렇게 면요리를 사랑하는 나에게 있어 비빔국수는 알토란과 같은 존재였다.


    너무 면만 먹던터라 그 무렵 그래도 괴기 좀 보충해줘야겠다 싶어 냉동고에 쟁여뒀던 닭고기가 생각났다.

    오래간만에 찜닭이나 해먹자.. 라고 마음을 먹고 김빠진 콜라를 꺼내어 초간단 콜라찜닭을 만들기 시작!


    여담이지만..

    예전에 대만에서온 아는 누님과 그 인도남자 친구와 함께 저녁을 해먹었던 때에..

    난 콜라로 찜닭을 만들 수 있다는 엄청난 사실을 깨닫고 아침/점심/저녁 찜닭의 유혹에 허우적일때가 있었다.

    한국요리를 해달라던 그 때도 물어보나마나 나의 메뉴는 찜닭이었고,

    비장한 각오를 하고 엄청난..어마어마한.. 한국음식을 맛붸줄테니 쫌만 기둘리라.. 그들을 기대에 부풀게하고,

    요리를 시작했다. 결과적으로는 콜라로 만든 음식이 다소 찝찝했는지..

    눈은 맛있다며 웃음짓지만.. 먹는 입은 이미 아 거무스름한 정체불명의 음식앞에서 잿빛이 되어있을 따름이었다.


    그러던 말던, 나야 뭐 배때지 두둘기며 또 닭다리 부여잡고 할렐루야 외쳤지만,


    초간단 콜라찜닭!

    색감있게 당근이랑 붉으스름한것들 좀 던져줬어야하나,

    재료미비로.. ㅡ,.ㅡ;;

    귀찮아도 당면은 포기할 수 없는 저 의지!


    어제 처음으로 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라다님과 전화통화를 하게되었다.

    라다님은 폰디체리에서 공부하고 계신 유학생인데, 

    메일과 쪽지로만 주고받다가 직접 목소리를 들으니 어색할 줄 알았는데,

    주저리주저리.. 세상에 30분을 훌쩍 넘기면 통화를 했다. 원래 알고 있던 사람처럼.. =)

    암튼 라다님의 경우는 같이 사는 플랫메이트가 채식주의자여서 집에서는 고기를 잘 안먹는다고 하시면서..

    고기먹어본지가 언젠지 모르겠어요..하시는 그 순간 차마 말씀은 못드렸지만 내 앞엔 저 찜닭이... ㅡㅠ...

    어찌나 죄송스럽던지.. 

    (뿌네 한번 꼭 오세요.. 삼시세끼 하다못해 디저트까지도 고기로 씹어보죠, 뭐.. ㅠㅠ)


    부모님은 전화하실 때마다, 타지에서 혼자살며 밥이나 제대로 챙겨먹냐며 늘상 걱정어린 소리를 해주신다.

    그러나.. 너.무.잘.먹.는.다 먹어도 너무 먹는다. 배가 이리나올 수가 없다. ㅠㅠ

    얼마전 충격적인 사실을 하나 깨달았다. 

    그 동안 밥을 넓대대한 쟁반같은데에 밥과 밑반찬을 한 데 모아 먹었었다.

    나름 설겆이거리도 줄이고 그릇도 따로 안사도 되니 일석이조라며 잔머리를 기특히여기며 있었는데..

    군것질도 따로 안하고 오직 밥과 과일.. 칩스정도 먹는 나에게 걸맞지 않은 복부가 자꾸 축복을 받아서,

    이상하다..이상하다.. 여기고 있던 터였다. 

    우연히 그 날 설겆이를 안했던지라 나의 식판같았던 쟁반대기 대신 양은으로 된 공기에 밥을 펐다.

    그 순간!! 평상시 푸던 밥양의 반 정도도 채 되지 않았던거라..

    세상에.. 난 그 동안 매일 두공기넘는 양의 밥을 꾸역꾸역 먹고 있었구나,

    이래서 밥은 밥공기에 먹어야 하나보다. 실로 그동안 먹었던 그 밥양은 어마어마했다.

    덕분에 내 위는 한도끝도 없이 늘어나 이제는 웬만큼 먹어서는 양에 차지도 않는다. ㅡ,.ㅡ;;


    마지막으로 먹는 이야기 하나 더,

    인도에서는 빵다운 빵을 먹기가 쉽지 않다.

    내가 사는 데서 약 한 12~13km 떨어진 곳에 저먼베이커리(German Bakery)라고 있긴하지만,

    구지 뭐 그리 대단한 빵이라고 그 거리를 스쿠터끌고가서 사올만큼의 열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가까운 곳에 한국분께서 새로 빵집을 개업하셨다고 하던데, 

    보통 한국분들이 파시는 데는 아무래도 가격대가 나가다보니 쉽게 가지는 않게 된다.


    오늘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득 인도친구가 언급했던 빵집이 눈에 확 들어온다. 

    에.. 뭐, 인도얘들이 추천한데가.. 뭐 그리 대단하겠어? 싶은.. 불신은 늘 머리속에 지배적이었던지라,

    봐도 그냥 흥! 하고 지나치기 일수였는데, 오늘은 뭐가 있나 구경이나 해볼까싶어 한번 들려보았다.

    빵이야기(Bread Story)

    나름 이집로고가 박힌 빠빳한 비니루봉지도 있다.

    거기에 보니 지점이 몇군데 더 있는 듯 싶네


    오! 나름 데코는 깔끔하다. 

    가격은 인도물가 치고는 비싸지만 눈알튀어나올 만큼 비싼 정도는 아니네..

    맛이.. 문제인데 말이지,

    즉석에서 포장해주는 소세지빵, 그리고 머핀과 마늘빵!


    집에와서 시식을 해보았다. 

    OMG...세상에 인도에서도 이런 빵을 득템할 수 있구나.. 실로 감격의 눈물이..

    물론, 한국베이커리만큼 부드럽고 꼬신.. 빵의 감촉과 맛은 아니었다만,

    머핀의 경우는 훌륭했다. 부드럽고 향도 좋고!

    마늘빵의 경우는 그냥 향만 마늘이지 안에는 걍 밤빠진 밤빵 같은 느낌?

    그리고 무엇보다, 소세지빵을 먹을 수 있다는 그 기쁨을 감출 길이 없었다!

    머핀은 개당 40루피, 마늘빵은 50루피, 소세지빵은 60루피!


    아.. 집근처에 이런 빵집도 있다니, 

    가격은 다소 나간다만 그래도 저런 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어디더냐,

    내 오늘부터 너의 충성고객이 되겠어! 다음에는 우유식빵도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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