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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생활]김치부침개도 아닌것이.. 오꼬노미야끼도 아닌것이..
    노학생의 일상 2013. 3. 23. 09:07

    요즘 밤낮이 바뀌어 큰일이다.. 한국에 있을 때도 야밤에 뭔가하는 걸 좋아하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처럼 심각하진 않았는데, 요즘은 새벽 4~5시는 완전 우습고.. 어떨땐 6~7시 까지도 말똥말똥 거릴 때가 있다.

    일부러 자려고 누워서 불도 다끄고 양도 세보고 주기도문도 외워봤지만,

    잠이오기는 커녕 점점 정신이 또렷해지는 바람에 결국은 그냥 졸릴때자자 하고 포기해버렸다.

    뭐.. 인도에서 처음엔 어찌나 시끄럽던지 집에 있어도 온갖 소음들로 참 시끄러웠다.

    그래서인지 밤 12시 넘어서 새벽 2~3시쯤 오는 그 숨막히는 적막함이 너무 좋다.

    조용하고 평온한 느낌때문인지 그냥 자기 너무 아깝고 뭐라도 꼭 해야할 것 같은 그 느낌..

    그래서 지금 이 지경이 되었나보다.. 게다가 집사람도 친정집에 가고 없어서 더욱 물올랐다.

    새벽 4시에 설겆이가 웬말이며, 멜론은 왜 깎고 앉았니.. 진짜.. ㅡ,.ㅡ;;


    음.. 한국에 있을 때도 원래 아침을 잘 안먹었다. 어쩌다 한번 먹고 하루를 시작하면 어찌나 속이 더부룩하던지,

    그 생활이 인도에서도 이어지다보니 으레 첫끼가 보통 1~2시사이쯤 먹게되는데,

    요즘은 이 마저도 씨리얼이나 빵떼기로 찹찹찹하고 나면 또 점심이라고 차려먹기가 참.. 거시기하다.

    2011년, 처음맞이하는 인도에서의 독립이 나름 그 때는 낭만과 운치가 있다며 난리부르스 떨기를 6개월,

    그때는 참 많이도 해먹었던 것 같다. 음식도 처음하는 내가.. 네이냔에서 어찌나 친정엄마마냥 자세하게 알려주던지,

    재료만 구할 수 있겠다 싶으면 바로바로 시도해서 하나하나 음식해먹는 재미가 참 쏠쏠했다.

    그러나.. 자취 2년차 지금의 내모습은.. 영낙없이 모태호래비 라이프스타일 그자체,

    김치 이빠이(?) 짱박아놓고, 밑반찬 2주치 만들어 놓고 나면, 쌀씻는 물틀기조차 귀찮아진다.

    그러다.. 배추김치가 점점 바닥을 보일때마다 금연 3일차 되는 말년병장마냥 호흡이 가빠지고 마음이 불안해진다.

    (나에게 배추김치 없는 삶이란.. 체크인하려고 공항도착했을 때 여권놓고 온 걸 인지했을 때의 느낌이라.. 할까?)


    암튼!! 요 몇일 계속 김치부침개가 너무 먹고 싶었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한국 가기 한 달정도 남아서 캐리어도 좀 정리해놀겸 방정리를 하다 불연듯 내 시야에 들어온 요 레어아이템!!

    그거슨... 바로..


    오꼬노미야끼 데쓰네..!!

    작년에 인도를 떠나시는 지인이 레어아이템으로 챙겨주셨던 것!

    박스테잎이 참 인간미 넘친다.


    유통기한을 확인하니 올 1월이더이다..

    그치만 요 알맹이는 냉장고에 꽁꽁 보관했던지라,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한 달전엔가 2포중 하나를 해먹었더랬다.

    음.. 그때당시엔 하라는데로 반죽을 풀어서 거기에 양배추랑 베이컨 대신 햄을 송송 썰어서 넣고,

    부침개 굽듯 구웠는데, 음.. 나름 소스랑 저 가시오부시 가루때문에 그럴 듯 한 맛은 나긴했지만 좀 느끼하고,

    뭐랄까.. 너무 두꺼웠던, 그리고 소스가 너무 많아서 소스맛 때문에 그 건더기(?) 맛을 느낄 새가 없었다.

    그치만 마이다(인도밀가루)로 반죽하는 것 보다는 끈기가 있어서 식감은 좋았다.

    식신로드돋네.. 하하


    그래서, 문득 든 생각이..

    그렇다면 저 오꼬노미야끼 반죽가루에 김치를 넣고(때마침.. 양배추도 없어서.. ^^..) 햄좀 썰어넣으면 김치부침개가 되지 않을까??

    뭐.. 밑져야 본전이니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에.. 오후 4시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나는 배고픔에 슬슬 움직인다..

    (우리모친왈, "없어서 못먹으면 불쌍이라도 하지.. 게으른 건 죄야.. 굶어도 싸..." 아.. 놔.. 음성자동지원되네..)


    색깔은 그럴 듯 하게 나왔던 김치오꼬노미야끼

    아.. 항아리동동주까지 있었더라면.. 회기동 이모네 파전 가고싶다..


    그렇게 정말 단순하게, 오꼬노미야끼 반죽가루+김치송송+계란1개+물150ml+인도산돼지소세지를 슴덕슴덕하여,

    기름때에 쩔어있는 인덕션을 2분정도 예열하여 해바라기끼유 끼얹은 팬에다가 투척!

    지글지글.... 딱 한판거리 나오는구나!


    오! 뭔가 김치부침개 같은... 개같은.. 아니고 부침개같은.. 그림이??


    저번엔 저 두꺼운 오꼬노미야끼 뒤집다가 부서져서 정말 그렇게 서럽기 서럽기 그지없었다던...

    (생각해보면 참 처량맞네..그려..)


    안쪽을 좀 태워먹긴 했지만 어찌되었든 노랭이식판에 다시 투척!


    음.. 비쥬얼은 좀 떨어지기에, 급 사이드 재료들로 미용시술 시작,

    뭐.. 딱히 없다.. 그냥 가시오부시 잔털들좀 입히고 소스좀 뿌려넣는 것이 전부!


    드디어 완성!! 이름하야 뿌네고학생 김치앤드오꼬노미야끼 콤비네이션 부침개(열라 조잡하다)

    혼자먹긴 좀 많은 양이지만 아침, 점심을 스킵했기에..

    내일이 없는 것마냥 먹었다. ^^b


    이거슨 내 사랑, 배추김치(저작권은 미스따르유에게)!

    물이 좀 자작자작하나.. 김치는 정말 지져먹고, 볶아먹고, 부침개해먹고, 비빔국수해먹고, 찌개해먹고..

    게다가 국물까지.. 어느것하나 버릴 것이 없는.. 유학생 효자반찬! 스릉..흔..드...


    저 오꼬노미야끼 한 팩에 2번 해먹을 수 있는 재료가 들어있는데, 반죽가루+가시오부시 잔털들+소스 이렇게가 1셑!

    나머지 첨가재료는 본인이 직접구해야 함.. 그치만 간단하고 손쉽게 해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한국요리 해달라고 찡얼대는 외국인친구들이 있으면 손안대고 코풀수 있는 레어아이템! =)

    음식 못하는 천하의 주방장보조도 하루아침에 장금이가 될 수 있는 유학생 필수아이템!

    지금 당장 주문...하... 세요는.. 개뿔.. 뭐니뭐니해도 엄마가 해준 김치부침개 원조가 완전 짱이다.


    오늘 하루 열심히 공부했다고 자부하고.. 나름 4시반부터 30분 동안만 포스팅하자했는데..

    어느덧 5시 23분을 지나고 있다..

    포스팅.. 이 창작의 고통이여.. ㅋㅋㅋㅋ.. 비오면 다시 돌아온다! 아윌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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