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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인도여행기]02.티벳의땅, 맥그로드간즈!
    인도여행기 2014. 7. 29. 01:54

    전 날 아침부터 비행기로 2시간, 그리고 어마무시한 삐끼들과 시름했던 델리를 뒤로하고,

    또 세미슬리퍼버스로 12시간 남짓 달려온 끝에 드디어 나는 맥간에 도착했다.

    티벳의 땅, 맥그로드 간즈(Mcleod Ganj)


    가기 전부터 시골쥐동생 2마리가 늘,

    "오빠, 진짜 맥간이 짱이야" "오빠, 진짜 내 영혼이라도 팔겠어" "오빠, 진짜 맥간만한 곳이 없어, 꼭가 꼭가"

    엄청난 강추를 했던 곳이 맥간이었다.

    그래서 인도의 가장 상징적인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도 뒤로 미루고 맥간을 먼저 올라왔으니,

    얼른 날이 밝아서 그 찬란한 아름다운 대지와 엄청나게 맛있다던 모든 음식을 먹어치워버리고 싶음 마음뿐이었다.

    게다가 한식당까지 있다고 하니, 나를 홀리기에는 너무 완벽한 도시였다.


    맥간 버스정류장 간이매점

    이 새벽부터 나와서 장사하는 바이야들이 참 인도스럽지 않다.


    날이 밝으려면 아직 꽤 기다려야 한다.

    인도에서의 대부분의 버스는 저녁무렵 출발하여 새벽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해가 뜨기 이전의 새벽에 목적지에 도착하면 조금 난감하다.

    그래도 이번엔 다행이 동행들이 있다보니, 짐도 서로 지켜주고 그 사이에 쉬야도 좀 하고, 두루두루 참 편했다.


    숙소때문에 신경이 쓰여서 블로그라도 뒤져보려고 핸드폰을 꺼내었지만,

    계속해서 통화권이탈 표시만 뜨고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상황에서 더 이상 어쩔방도도 없었다.

    그러던중에 티벳청년으로 보이는 한 아해가 스윽 다가오더니,

    이런저런 말을 건넨다. 근데 이 친구, 호객꾼치고는 참 점잖다. 나도 모르게 난 긴장의 끈을 놓아버렸어,

    결국 요는 자기가 게스트하우스를 하는데 숙박을 안해도 상관없으니 한 번 구경이라도 하라는 말씀!

    뭐 딱히 할 것도 없고 대충 시세도 좀 파악할 겸, 덥썩 그의 제안을 물고,

    비가 오는 거리에 그 청년이 만든 박스조각으로 대충 가려질턱이 없는 몸뚱이를 가리며 따라간다.

    나중에 알고보니 한식당이 있는 도깨비식당 쪽이었는데,

    초행길에 왜 그리 길이 어둑하고 음산해보이며, 멀어보이던지..

    방의 상태는 둘째치고 이미 마음은 돌아서있었다.

    게하에 도착해서도 열심히 설명을 해대던 그의 말대로 생각보다 방컨디션은 나쁘지 않았지만,

    이영자가 "김영철의 내 인생의 종착역이었으면 이렇게 열심히 살지 않았다"라고 말했듯..

    나두 그 곳이 이 맥간의 숙소였다면 그 꼭두새벽부터 열심히 따라가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채 동행들을 이끌고 무작정 메인바자르 쪽으로 가보기로 한다.


    맥간 메인바자르(Main Bazar)

    버스정류장에서 매점을 등지고 왼쪽편으로 걸어가면 계단이 있다.

    계단을 올라가서 뒤쪽으로 보이는 길에서 오른쪽으로 쭉 걸어가면

    이 바자르 입구가 나온다.


    진짜 병아리 오줌맹키로 간간히 터졌던 뜨리즤에서 나는 칼상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만 보고,

    문득 오기 전에 노트에 적어왔던 추천게하 이름과 겹치는 것을 발견하고,

    더 이상 고민할 것도 없이 그냥 가보기로 결정!

    그 꼭두새벽부터 겨우 사람들에게 물어 간신히 게하간판을 찾았을 때의 그 기쁨이란,

    맥간 사람들 참, 친절하더라! 마치 자기 가족인냥, 타지인에게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려던 맥간사람들 모습에,

    나는 점점 맥간이 더 좋아졌다.


    칼상 게스트하우스의 조촐한 간판,

    진짜 저 계단을 오를 때만해도 왜 여길 추천숙소라 했는지 굉장히 의심했었다.


    칼상게스트 하우스 테라스

    그러다가 이 테라스를 본 순간,

    아.. 그렇지, 다 이유가 있는거지!! 라며 뒤도 안돌아보고 숙소결정!

    싱글은 200루피, 더블은 400루피 / 1박

    와이파이 가능, 24시간 온수샤워가능(순간온수기 有)


    칼상 게하 테라스에서 바라본 멋진 뷰


    방이야 인도 어디나 그러하 듯, 그냥 평타수준이었지만,

    진짜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뷰가 너무 아름다웠다.

    히말라야 산맥에 듬성듬성 보이던 눈들도 너무 좋았고,

    그렇게 한동안 그냥 보기만 해도 아까운 맥간의 경치를 바라보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3월이 맥간은 아침, 저녁으로 꽤나 쌀쌀했고 낮에는 봄/가을날씨라 움직이기 딱 좋았다.

    밤새 추위에 떨었던 지라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테라스는 광합성하기에 더없는 장소였다.



    칼상 게스트하우스 골목

    메인바자르를 바라보았을 때, 정면으로 올라가다보면 11시 방향, 1시방향으로 갈림길이 있는데,

    11시방향은 트리운드 가는길, 1시방향은 박수폭포 가는 길이다(좀 가물가물하다)

    티벳식 전통의원으로 유명한 멘체캉(Men-Tshe-Khang)으로 물어봐도 된다.

    멘체캉에서 불과 100미터 거리이다.


    게스트 하우스에 있던 깃발들

    티벳불교의 상징인 타루쵸와 더불어 함께 걸려있던 깃발이 더욱 티벳의 도시임을 느끼게 한다.


    모모로 유명한 모모카페 in 맥간

    한글로 적혀있는 인삿말이 참 아기자기하다.


    밤새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또 짐을 풀고 나니 이제서야 허기가 밀려들어온다.

    뿌네에서도 모모라 불리우는 우리나라 만두같은 것을 종종 먹었는데,

    고수풀이 간혹 들어있는 경우도 있기도 하고, 약간 비릿한 냄새가 나서 그닥 그렇게 많이 먹는 편은 아니었는데,

    맥간의 모모와 뚝바, 뗌뚝은 이미 뿌네에서부터 기대를 했던 터라 당연히 첫 끼는 모모로 결정!

    숙소에서도 멀지 않은 거리에 있어서 더욱이 좋았다.


    모모카페 내부

    한국어로도 같이 적혀있어서 주문하기도 더없이 편했다.

    아, 정작 음식사진이 없네, ㅠㅠ


    테이블이 한 너댓개가 있었던가? 암튼 규모는 굉장히 작았다.

    그리고 티벳부부로 보이는 두 분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계셨고,

    종이에 원하는 메뉴를 적어다 갔다주는 셀프식당!

    난 뗌뚝을 먹고, 같이간 용이와 슨생님과 함께 모모 몇접시를 시켰는데,

    뭐랄까, 기대를 너무너무너무 많이해서였을까? 막.. 그렇게 미친듯이 혀를 황홀하게하는 맛은 아니었고,

    그냥 평타수준의 맛이었다. 티벳모모에도 그 정체모를 풀대기가 안에 들어있어서,

    약간 비릿한 맛이 있어서 나는 그닥 입에 맞지는 않았다.

    그리고 모모카페의 가장 취약점은 주문한 음식이 정말 아사직전에 나온다는 점!

    한 40분 넘게기다렸던 것 같다. 진짜 주문을 제대로 받으신 것 맞겠지?라고 수만번 생각될 때,

    정말 한접시씩, 한접시씩 나온다. 같은 메뉴였는데도 중간텀이 있었다.


    밥먹고 또다시 설경에 빠져 한참을 바라본 히말라야 산맥


    커피가 참 맛났던 문픽에스프레소(Moonpeak Espresso)


    문픽카페는 시골쥐 중 하나였던 모찌가 알려줬던 카페!

    맥간이 가장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와이파이가 제공되는 카페나 레스토랑이 많고,

    아메리카노는 당연하거니와 더치커피나 에스프레소까지 한국보다 맛난 카페들이,

    반가격에 제공되는 데가 많았으며, 외모가 비슷해서 동물원 원숭이마냥 나를 쳐다보지 않는 점이었다.

    문픽카페에서 와이파이로 용이의 아즈메르(Ajmer) 기차표를 알아보느라 시간을 좀 보냈다.


    문픽에스프레소(Moonpeak Espresso)의 내부

    역시 크지는 않았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좋았다.

    사장포스가 풍겨지던 여주인은 그닥 친절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의 심기를 거스릴 정도로 불친절하지도 않아서,

    좀 언짢긴 하지만 딱히 컴플레인을 말하기 힘든 딱 고 언저리의 서비스가 제공이 된다.


    남걀사원(Namgyal Gompa)

     

    원래는 남걀사원을 가려고 간 건 아니었는데,

    문픽 카페에서부터는 그냥 각자 자유롭게 다녀보자하여, 용이는 남아서 기차표를 시름하였고,

    나는 슨생님과 함께 우연히 얻어걸린 곳이 남걀사원이었다.

    여기에 티벳박물관이 함께 있는 데, 2층으로 되어있는 작은 규모의 박물관은

    티벳의 역사와 자주독립을 위한 작품들과 설명들이 전시되어있어서 한번 쯤 들러볼 만한 곳이기도 했다.

    사원 안쪽으로는 카메라와 핸드폰, 기타 소지품들이 굉장히 엄격하게 통제가 되는 곳이라,

    아쉽게도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다.

    그 곳에서 많은 티벳탄들이 오체투지를 하며 힘겹게 절을 하는 모습들을 보며,

    무엇을 위해 저렇게 육신의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기도를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또 나의 신앙과 나태함을 반성해보게 되는, 마음 깊이 짠한 울림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티벳식당 피스카페(Peace Cafe)

    티벳남자분과 한국여자분이 결혼하셔서 운영하는 식당

    사진에 보이는 꼬마아이가 아들내미인데, 엄청 귀여웠다!


    저녁은 피스카페에서!! 처음에 한국여사장님이 운영하신다기에 당연 한식당일줄 알고 기대를 많이했으나,

    알고보니 티벳식당, 뭐 그래도 커리에 짜빠띠 뜯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하며,

    파코다랑 뗌뚝, 그리고 프라이드모모 등 또 푸짐히 시켜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아, 진짜 싸고 맛있고 푸짐해서 너무너무 좋았던 맥간은 벌써부터 그립다!


    칼상 게스트하우스 테라스에서의 야경

    사진은 정말 쓰샷이지만, 뭔가 기억에 남기고 싶었다.

    싸늘하고 조금은 추웠지만 그 때의 그 상쾌함을.

    슨생님과 별을 보며 나눴던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아직도 참 기억이 생생하다.


    맥간에서의 첫 날은 그렇게 별 거 없이 지나갔음에도,

    히말라야 산맥이 둘러싸고 있는 맥간의 그 차디찬 공기가 너무 좋아서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흘렀다.

    내일의 맥간은 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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