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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생활]고학생의 사는이야기
    노학생의 일상 2012. 11. 27. 07:27

    저번주는 부쩍이나 쌀쌀하더니만 어제오늘은 또 더워졌다. 

    저녁땐 선선한 편이지만 한낮에는 뜨겁다. 오늘은 뭣모르고 긴팔을 챙겨입고 나갔는데,

    아.. 오래간만에 타들어갈꺼 같은 느낌을 느꼈다. (요즘 워낙.. 오후에는 안쏘댕기는 지라.. ㅡ,.ㅡ;;)


    여태껏 전기밥솥이 없이 살았다. 그렇게 살기는 1년.. 큰 불편함없이 밥해먹고 살아왔는데,

    딱히 찬밥을 가리거나, 싫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번에 두어번 먹을 양의 밥은 지어서,

    처음밥은 따뜻하게 밑반찬 종류랑 먹고, 두번째 부터는 국이나 찌개류와 함께 먹어서 무난하게 생활을 해왔었다.

    그러다 11월들어서 뿌네가 급격히 날씨가 추워지면서(지금은 콧방귀 뀔 이야기지만서도..)

    밥이 이제는 차지다 못해 딱딱하게 굳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냥 맨밥으로 먹기에 힘들정도에 이르러,

    결국은 전기밥솥을 생각하고 있던찰나에, 다음카페에 어떤 분이 중고를 올리셨다. 


    그치만, 언제나 허리띠를 졸라매야하는 유학생에겐 아는 길로 물어가라 하지 않았던가,

    수천번의 갈등 끝에.. 소심하게 하루만 더 생각해보고 결정하자 해놓고 그 다음날 역시 안사면 후회할꺼같아 조심스레 전화를 걸었건만,

    아, 이미 다른 고객님께 입양되셨다는 안타까운 비보가..


    "그래, 돈쓰지말고 좀만 더 버텨보자.. 나름 찬밥도 잘먹는데 뭐.."라며 딴에는 쿨한 척 후진생각을 하며 돌아섰건만,

    밤 11시 47분 회기역 막차 놓친 것 같은 이 기분은 뭐니..

    그렇게 아쉬워하기를 몇 일 지났을까, 한국들어가시는 다른 분께서 살림정리하신다는 글을 보자마자,

    저런 쿨한 생각따위는 밥말아 먹었는지 바로 전화를 걸어 밥솥의 생존을 여쭤본다.

    오호! 다행이 살아있다. 그 길로 나는 바로 그 아이를 입양해왔다.


    이제는 추억의 브랜드 파나소닉

    솔직히 밥솥보기 전까지 한국브랜드일줄 알았는데,

    그리고 전자식으로 된 그런 밥솥일 줄 알았는데... 0.0

    어쩐지 좀 싸다 했어.. 초간단 온니 취사-보온밥솥일줄이야..

    그래도 뭐, 밥만 따시게 잘 보관하면 되지 뭐.. 그렇지..뭐... 쩝!


    개인적으로 커피를 참 좋아한다. 즐겨마시고 안마시면 막.. 땡기면서 불안증세까지 보인다. 

    인도에 살면서 안타까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커피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려면 너무 멀리까지 가야해서 늘 아쉬운데로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지만,

    어쩜 인도는 이 인스턴트 커피마져도 이리 나마스떼한지... ㅡ,.ㅡ;;


    날씨가 꽤나 쌀쌀해지고.. 인스턴트 커피도 떨어지고, 홍차는 질리고..

    뭐 색다른거 없을까하다가.. 유자차가 그리워진다. 

    그러다 문득, "아.. 그래!  아마.. 님부레몬이 쌀게야.. 레몬차 만들기 어렵나?" 싶어서 네이년을 뒤적뒤적한다.

    어라? 씻는게 까탈스러워서 그렇지 완전 초심플하네!

    바로 집근처 마트에 들러 레몬을 사와서 때마침 굵은소금이 떨어진 관계로 그냥..

    두어번 벅벅 씻고.. 혹시몰라 뜨거운 물에 조금 담궈뒀다가 다시한번 아파트에서 제공하는 식수로 마무리!

    네이년에서는 뭐시깽이가루를 풀어서.. 어떻게 저쩧게 씻으라고 나왔다만, 

    한국에서 쉽게 생각하는 수입산 레몬이 아니라 낑깡처럼 생긴 레몬 님부를 궂이 약질에 코팅까지 할까 싶어서,

    그냥 초간단하게 그리 씻는 것으로 나름 만족!

    만들고 나서 다음날 먹었을 때는 쓴맛이 생각보다 강해서.. 아..씨.. 씨가 껴들어갔나.. 싶었는데,

    3일, 5일, 일주일이 지나고 틈틈히 설탕을 좀 더 넣어줬더니 이제는 그닥 쓴맛이 많이 나진 않는다!

    밤늦게 귀가할 땐, 오들오들 떨었을테니.. 핸드메이드 레몬차로 몸 좀 녹여야쓰겄다!

    처음만들어 본 레몬차

    생강차에 이어 레몬차까지 입문,

    절친들은 다들 요리하러 인도갔냐며 타박..

    굴하지 않고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리라.


    인도에서 돌아다녀 본 데라곤 꼴랑 고아밖에 없다.

    워낙 여러군데 새로운 곳을 막 다니는 것보다는 익숙한 곳, 좋아하는 곳을 여러차례 가는 편이기 때문에..

    어쩌면 외국인이라면 빤쓰까지 뜯어먹는다던 이 살기넘치는 인도에서는 살고있는 뿌네에서 충분히 시달리기에,

    여행이라는 명목하에서만큼은 같은 고통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 더 오타쿠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가 이번 방학 때 물을 좋아하기에 원래는 첸나이랑 폰디체리를 가서 마냥 멍때리다 와야지 하고 나름 계획했었는데,

    어지저지 해야하는 일이 좀 있다보니 시기를 놓쳐서 처음 봤던 비행기표의 가격에 비해 무려 2500루피나 올랐던지라, 

    차마 후덜거리는 손으로 발권을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아예 뿌네에만 있기에는 나의 소중한 방학이 너무 아쉬웠고, 

    이로 인해 쟁여놓았던 위시리스트 다음순위(근데..순위가 있었던가? ㅡ,.ㅡ)였던 함피를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인터넷으로 뒤졌을 때는 스와르게이트(Swargate)에서 출발하는 표밖에 없어서 아.. 늦은 시간에 릭샤타고 거기까지 가야하나 했는데,

    친한동생이 아운드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있다며 고급정보를 뿌려주시기에 주일날 교회가 끝나고 오는길에 물어 표를 확인했다.

    데일리로 8시반 빠리하르쪽(Parihar chowk)에서 있단다! 올레!

    동거인께서 이번 주일에 돌아온다 하시니, 그러면 금요일쯤 출발을 해야겠다.

    인도여행 카페에 들러서 이런저런 정보를 캐내는 데, 함피가 나름 치안이 그리 안전하지만은 않은 듯 싶다.

    뭐.. 나름 육덕진 몸을 소유한지라.. 크게 무섭진 않지만, 

    갑자기 아이패드를 놓고가야하나 들고가야하는.. 소심한 고민에 순간 빠졌다. 

    예능 이빠이 담아가서 틈틈히 보려고 했는데.. 말이지.. =(  뭔일있겄어? 문득.. 예전에 내 친구가 했던말이 기억난다. 

    밤 길이 무섭다고 빨리 걷지 말라고.. 너 잡혀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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