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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인들의 영어는 구리다(?)
    노학생의 일상 2013. 2. 8. 07:02


    인도영어의 특성을 다룬 기사

    < 출처 - http://www.tribuneindia.com/2012/20120603/spectrum/book1.htm >


    요 몇 달 계속된 영어의 슬럼프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가끔은 정말 왜 한국은 하필 쥐꼬리만한 영토에 한국어만 통용되는 것일까라는 편협한 생각으로 나스스로를 위안할 때가 있었다.

    이 얼마나 구시대적 발상인가, 

    인도에와서 처음 1년은 정말 체감으로 느껴질 정도로 영어가 팍 늘었다고 자부했었다. 

    어쩌면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 이 곳에서 살아가야했기때문에 자연스레 늘었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 방학을 보내고 다시 인도에 와서 영어의 어려움을 느끼고서는 

    어쩌면 한국에서 영어를 안썼기때문에 분명 그것 만이 원인일 것이라는 태평한 생각을 가지고 

    두 어달을 보내다가 그것이 비단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인지하게 되었다.


    인도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시험답안을 작성하는 일이다.

    한국에서는(물론 학교마다.. 학과마다 차이는 있으나) 아무리 길게 답안을 작성해도 A4사이즈로 4장이상 제출했던 적이 없었다.

    그리고 교수님들께서도 텍스트북에 나와있는 문구 그대로를 적는 것이 마치 FM모범생이다라는 같은 생각이 있으신지, 

    나만의 말로 풀어서 쓰는 것보다는 문구 그대로를 인용하여..(어쩌면 통으로 외워서) 쓰는 것을 선호하셨던 분들이 꽤 됐었다.

    그게 몸에 익은지라 첫번째 인도에서 시험을 치룰때, 그야말로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나는 그 어마어마한 분량의 내용들을 통으로 외우려도 뎀비던(?) 상무식함을 몸소보여줬던 대표적인 사례로 Fail의 쓴맛을 본적이 있더랬다.


    인도학생들의 경우 보통 답안지를 미친듯이.. 정말 말그래도 미친듯이 적어낸다.

    뿌네대학 기준으로 A4사이즈보다 약간 큰 크기에 답안지 한 매가 16쪽인데,

    보통은 추가답안지(Supplement)를 2매정도 더 받아서 총 3매를 제출하는게 일반적이다.

    그럼 적어도 그들은 40페이지에서 많게는 60페이지를 적어내는 것이다.

    처음에 아는 분이 인도시험답안을 거짓말 좀 보태면 작은 논문하나를 만들어도 손색이 없다하셨을 때,

    솔직히 공감하지 못했다.. 그까짓것.. 써봤자지..라며 설마설마 했었다.

    그러나 첫번째 시험이 종료됨과 동시에 내 머릿속은 혼란과 혼돈, 그 어디맹가에서 정신못차리고 있었다.


    이렇게 영어의 스트레스가 밤낮 나를 옭아매고 있다.

    해도 늘지 않는 거 같고, 봐도 도무지 모르겠고, 단어 하나하나의 뜻은 알겠지만 통으로 문장해석을 하려하면 조합이 되지 않는..

    게다가 친구들 말도 잘 안들리고, 그러다보니 엄한 힌디에 몰두하고싶은 청개구리같은 심보는 일종의 보상심리인가?


    암튼!

    많은 사람들이 인도영어를 속된 말로 구리다고 한다.

    그 이유의 대부분이 아마도 조금은 싼티나는 그들의 발음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그 어이없는 발음에는 일말의 자비심도 베풀고 싶지 않다.

    그.치.만, 한국사람들이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지들발음을 생각해야지.. 늬들 발음 때문에 못알아 듣는거야.."라는 핑계에는 동조하지 않는다.

    전세계에서 한국만큼 발음에 집착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영어가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언어라는 것에 반론을 제시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원어민(Native)이 아닌 이상 어떻게 그 완벽한 발음을 구사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유독 그 발음에 심히 도취되어 있는 듯 싶다.

    그 중에서도 미국식 발음이 아닌 이상 아무리 짜임새 있는 영어를 구사한다 한다한들, 

    소위 객기라고 치부하여 마치 잘하는 "척"으로 정의하고 꼴사납다 눈치주기 일수인 반면,

    말도 안되는 슬랭과 더불어 유아적인 단어선택에도 그 발음이 마치 아이스샤베트같은 선망의 발음이라면,

    쌍수들어 환영받으며 영어를 어디서 배웠냐며 동경의 대상이 되어버리고 만다.


    앞서 언급한대로,

    인도인들의 발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원어민의 그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그치만, 인도에서 짧은 시간 살아보면서 몸서리쳐지게 느낀 것은 인도인들의 영어구사력은 정말 뛰어날 정도로 대단하다는 것이다.

    듣기 말하기는 상대적으로 읽기 쓰기에 비해 단시간 안에 향상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영어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이 쓰기에 있는 것 같다.

    영어의 본고장인 영국에서도 인도영어를 무시하지 않고, 미국의 상당한 기업의 근로자가 인도인이 섭렵하고 있는 것도 

    어쩌면 인도인들의 영어구사력 덕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럼에도 한국인들은 지금까지도 단순히 그 발음이 조금 인도스럽다하여 

    인도영어를 무시하고 인도인들은 영어를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큰 오산이라고 본다. 

    인도인들의 영어는 구리게 들리지만 결코 구리지 않다.

    대화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소통함에 있어 그들의 특수성이 녹아있다하여 그것을 이유로 깎아내리는 것은 모순이다.


    얼마전 프리젠테이션이 있었는데, 다들 준비를 못했다며 앓는 소리를 하더니만, 막상 시작되니 엄청난 발표들을 하더라.

    게다가 폭풍질문세례에도 당황하지 않고, 센스있게 대답하는 걸 보자하니.. 기가막히고 코가막혔다. 

    이게 인도영어구나!

    말하는 걸 좋아하는 인도인들의 특성답게 발표따위는 그들에게 큰 문제가 될 리 없었다.

    버벅거리던 나는... 채점자(Judge)들이 가여삐 여기시어 중간에 피티를 짜르고 문답형식으로 대신하여 간신히 마치고 내려왔지만, 

    다시한번 인도학생들의 영어실력에 감탄하며 나의 영어를 개탄하던 그 날의 복잡한 심정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인도영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고, 또 상당한 수준의 영어실력을 구사한다. 

    단순히 발음으로 그들의 영어를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겐시리 야밤에 김윤진 영어인터뷰에 꽂혀서 주저리주저리.. 떠들었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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