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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생활]그냥그런 요즘의 일상노학생의 일상 2013. 2. 27. 08:38
정신없이 바빴다........라고 써보고 싶다... ㅠ..ㅠ...
몸은 세상없이 한가한데 마음만 바쁘다,
4월에 있을 시험의 압박이 이제 슬슬 시작되고 있고, 오늘 마친 디플로마 마지막 기말시험 때문에 또 정신없었고,
내일까지 제출해야하는 케이스 코멘트 과제는 케이스 조차 선정하지 않고 넋나간 상태로 3시간째다.
RP가 4월에 만료되기 때문에 6월에나 어드미션이 시작해서 연장할 방법이 없어 비자를 새로받기로 결정했는데,
막상 이것저것 과정들을 생각해보니 엄두가 안난다.
너무나 일처리가 똑부러지는 인도친구들이 나의 어드미션을 과연 잘 마쳐줄 것인가,
너무나도 우호적이며 친절한 대학 행정실 직원들이 보나파이드를 제 때 잘 발급해줄 것인가,
세계적인 기업 DHL의 인크레더블한 인도지사에서는 나의 서류를 누락하지 않고 제대로 발송해줄 것인가,
이러한 1차원적인 우려도 우려지만, 인도대사관에서는 과연 2년을 꽉채워줄지도 의문이다.
암튼, 나름 주마다 있는 케이스 발표와 쪽지시험들, 그리고 오늘 있었던 기말텀때문에 포스팅도 손놓고 지내길 3주,
자기전에 푸념이나 늘어놓을까 싶어 노트북을 켠다.
캐나다에서 공부하고 있는 내 친구는 캐나다대학의 경우 1년치 학사일정이 이미 공지가 되어
학생들이 미리 예습하고 준비할 수 있고 또 여행이나 방학활용도 미리 계획을 세울수가 있다고 한다.
그치만 인크레더블한 인도는 어떠한가?
나.. 오늘 본 시험 공지 이틀전에 받았다. 범위? 하루전에 받았어. ㅡ,.ㅡ;;
장난하나... 세상 어느 교수가 이딴식으로 공지한 단 말인가. 아놔..
여기선 그들이 갑이니.. 그냥 따라가는 방법이외엔 방도가 없으니 절이 싫으면 중이떠나야지 뭐.. ㅠ..ㅠ...
한국에 들어가는 티켓도 준비를 하려하는데, 시험일정이 아직도 안나왔다.
답답한 마음에 친구들한테.. "내가 시험담당부서(Exam Department)에 전화해서 물어볼까?"했더니만..
하나같이 뜯어 말린다.. "그들은 결코 너에게 협조적이지 않아. 세상에서 가장 멍청하고 우둔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뿌네대학이야"
그래.. 실낯같은 희망을 잠시 가졌던 내가 모질이.
혹시나 설마..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으니.. 더 얻어터져야 정신 차리지.. 에휴,
오늘 시험? 서술형일거라는 예상외로 75문제 다지선다형(MCQ-Multi Choice Question) 문제여서 순간 당황했다.
인도얘들이야 객관식이 쉬울지언정, 나는 차라리 에세이형식이 좋은데 말이다.
써내야하는 분량은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헛소리라도 적어내려가서 쪽수라도 때울수 있으니..
게다가 오픈북이어서 적어도 뭐라도 쓸 수있을거라는 나의 예상을 뒤엎는 교수님의 한수 였다.
난 또 늙은여우같은 교수님께 교태를 부리며.. "교수님.. 이거 마데코랴 딕셔너린데.. 이거 사용할 수 있어요?"라며
슈렉의 고양이 눈을 치켜뜬다.
그치만 나의 교태가 눈에 거슬리셨나부다.. "You don't need it..(안되삼)"
아니.. 내가 need...하대니까 뭔소리야.. ㅡ,.ㅡ;;
결국 눈알굴리기 수법으로 반타작은 건진 듯 싶다. 내 앞에 앉은 디비아도 공부와 친하진 않은 카테고리지만 말이다.
뭐.. 암튼.. 깜장건 글씨요, 하얀건 종이로다..하고 3시간은 30분처럼 지나가버렸고,
나도 답지를 제출하고 집으로 온다.
대낮이어서 엑스트라는 생각도 안하고 릭샤를 잡으려하는데, 오늘따라 유독 릭샤가 안보인다.
그러다 문득 잔돈이 없는게 생각나서 은행 ATM기에서 천루피를 뽑는데,
젠장.. 천루피짜리가 덜렁 하나 나온다. 나.. 그거 있어서 너한테 온건데... ㅡ,.ㅡ;;
옆에 다행히 IDEA고객센터가 있어서 캐쉬카운터에서 나.. 이거 좀 100루피짜리로 바꿔줄수 있어? 하며 다시 교태를 부린다.
인도와서 는거라고는 후덕한 복부비만과 교태밖에 없는듯..
다행이 옴샨티를 베풀어주셔서 반쯤 정신나간 상태로 다시 릭샤를 잡는다.
10여분만에 한대가 떡하니 서드니만, 대뜸 "엑스트라 30루피!"를 외친다.
난.. 또, 다혈질힌디 3단콤보를 내뿜는다 "이뜨나..맹가, 바이야, 꾜 엑스트라?(욀케 비싸게 불러? 그리고 웬 엑스트라?)"
내가알고 있는 대부분의 힌디가 싸우기 위한 생활맞춤형힌디..
그러자 아저씨가 한수 접으시면서 "그럼 20루피!"라 외치신다.
엑스트라 주기 진정 싫었지만, 난... "10루피!"라고 했더니 아저씨는 안된다며 핸들을 붙잡으며 가려는 액션을 깐다(?)
저기요, 저 여기 2년차예요... 어디서 액션을... ㅡ,.ㅡ;;
뒤도 안돌아보고 이어서 오는 릭샤를 잡으니.. 뒤에서 아저씨가.. "틱해.. 다스루피..(그래, 10루피!)"를 외치신다.
가만히 있으면 보통 10루피는 덤으로 항상 드린다.
우리집이 약간 외곽이라 보통 잔돈은 안받고 드리는데 이렇게 설레발 치는 릭샤왈라들은 1루피까지 받아내고싶다.
역시나, 집에 거의 다와서 골목길 안쪽으로 들어가려고 말씀드리니,
이때다 꼬투리를 잡고, "너무멀어, 20루피 엑스트라 받아야겠어.."라며 또다시 2차 액션도발을...
미련없이 나는.. "바~쓰!(그만..여기세워줘!)"라고 외치고 내리려하자.
아저씨는 또 살짝 당황한다. 그러면서 85루피가 나온 미터기를 보며 100루피..내면돼..라길래,
너무 꼴보기 싫어서 나는 바득바득 잔돈을 탈탈털어 105루피를 쥐어주니, 분홍잇몸을 들어내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어이가 터져서 살포시.. "바이야.. 다스루피 디지해.. 메라 체인지..(오바 그만떨고, 잔돈 10루피 내놔요..)"라고 하자,
이젠 그가 나에게 교태를 부린다. 어지터져2...
"아레.. 바야, 다스루피!(됐고, 10루피!)"라고 하자.. 주섬주섬 안주머니에서 10루피를 마지못해 끄낸다.
토끼눈을 치껴뜨고서..
참.. 릭샤왈라들.. 인도인들한테는 말안해도 1루피 잔돈까지 맞춰서 주면서, 으례 외국인들이 주는 돈에는 끝에를 잘라먹고 준다.
물론 그래봤다 100,200원 밖에 안되는 가치이긴 하다. 괜히 빈정상한다.
오늘도 그깟 200원 받아내고 나는 나라를 구한 이순신장군이라도 되는 것 마냥 걸어들어온다.
10루피 아끼고 그러면서 150루피짜리 햄버거를 배달시키는 나는 진정한 뿌네된장남.
아.. 이런 구질한 입시름은 이제 그만하고 싶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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