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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뿌네탐방기/동상이몽포슷팅]▶00.프롤로그-라다&모찌상봉기
    인도여행기 2014. 1. 24. 03:50

    방콕여행기를 열심히 쓰던 와중, 여행으로 왔다간 동생 모찌의 포슷팅으로,

    괜시리 추억이 돋아 저 역시 동상이몽으로 포슷팅을 해봅니다.

    첫날은 사진이 없는 관계로 과거 수드라같은 사진폴더를 뒤적뒤적하여 몇개 건져봅니다.

    모찌블로그/라다블로그도 많이 들러주셔요! ^^


    부제: 시골쥐 두마리의 서울나들이

    (부제 안달지만 동상이몽 포슷팅이라 따라쟁이 빙의합니다)

    참고포슷팅 - http://blog.naver.com/hlm8812/40205033608 (모찌이야기)


     

    띠리리리링♬

    대뜸 전화벨이 울린다. 폰디체리에서 유학중인 라다의 전화,

     

    "미스따르유씨! 안녕하세요, 저 라다예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폰디체리에서 만난 동생이 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비자뿌르까지 같이 동행을 하게되었네요, 혹시 괜찮으시면 뿌네로 같이가도 괜찮을까요?"

     

    괜찮을까요..라고 언뜻보면 나의 의중을 묻는 문체를 선택했으나 이미 그녀는 90%이상 반통보식의 뉘앙스였다.

    "아..그럼요.. 전 상관없어요! 혼자지내시기 뻘쭘하셨을텐데 잘됐네요. 조심해서 오세요.."

     

    라다는 폰디체리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이었는데(물론 지금은 번듯하게 취업에 성공하여 첸나이에서 커피를 타고 있다)

    뭐랄까.. 지역은 달랐지만 같은 인도유학생이었고, 라다도 나도 늙어서 온 유학이었기에,

    평소 뿌네에서 다른 한국유학생들을 보는 것과는 달리 좀 남다른 짠함이 있었다.

    이 수드라같은 블로그를 어찌알고 처음.. 그녀는 나에게 뿌네유학에 대해 글을 남겼었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여지껏 연락을 하고 지내던 터,


    라다가 나에게 처음 보내준 사진(출처-라다)

    우리는 마치 선이라도 보는 것마냥 메신져로 지들 사진들을 서로 보냈고,

    저리 똑같은 썬그리를 쓴 어두운 인돌이들 사이에서도 어깨를 걸쳐대는 라다의 포스가 대단했다.

     


    암튼 여학생이었지만 통화를 하며 느낀 바로는 굉장히 씩씩하고 활달하며 인도를 굉장히 사랑하는 인물이라는 거,

    그리고 대도시보다는 첫사랑인 폰디체리를 너무 사랑하여 거기서 유학을 결심한 라다,

    주변에 한국인도 없어서 늘 나에게 전화를 할때면..

    "어머머머.. 제가 초면에 이렇게 깨방정을 떠네요.. 한국어로 수다떠니 너무 좋아요! 오홍홍홍홍.." 라며

    그렇게 늘 그녀는 그녀할말만 하고 끊었었더랬다.

    게다가 남자사람을 디게디게디게 좋아하는 미스마(Ms.Ma)라는 룸메이트에게 늘 지쳐있었던터라

    상대적으로 한국인들과 교류가 없고, 애는 착하나 하는 짓이 좀 빙구같은 나의 룸메이트에게 열이 빠짝 올라있던

    나자신과 심하게 감정이입하여 개인적으로 라다를 공감하며 가엾고 안쓰러워했었다. ㅋ

    (지극히 주관적인 오지랍.. ㅡ,.ㅡ;)


     

    그래서 대화도중 뿌네에 올 기회가 있음 우리집에서 머물러요..라고 빈말을 던졌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화근, 그 빈말을 놓치지 않고 덥썩 문 그녀는 고아를 거쳐 뿌네에 오겠다는 언지를 몇 일전에 전했던 찰나였다.

    일정의 변경이 생겨 고아대신 비자뿌르를 들렀다가 오겠다고 메세지를 보내왔고,

    그리고 몇 일후... 그녀가 뿌네로 오겠다던 그날이 온 것이다.

    보지는 못했지만 같은 유학생이라 타지에서 음층 고생할 것만 같은 그녀를 마치 친정오빠 빙의하여 마음이 쓰였던 터였다.

     

    바뜨!! 그.러.나!!! 그것은 엄청난 나의 착각!

    인도를 엄청애끼고, 인도인들이 자신을 엄청 좋아한다고 확신하며, 폰디를 마치 물만난 고기마냥 누비던

    좀 색다른 캐릭터를 지닌 라다에게는 인도전역을 돌아다니는 것자체가 그녀의 재충전이자 큰 카타르시스였다.

    뭐.. 암튼, 잘 알지도 못하는.. 그것도 다른 이성의 사람들을

    한 번도 누구를 재워본적이 없는 내 집에 들인다는 것이 조금 신경이 쓰이기도 했었다.

    뭐랄까.. 내가 아무리 혼자 성스러운 카톨릭 신부님마냥 정결하다 주장하여도,

    세상이 워낙 흉흉한지라 나를 알지 못하는 상대방이 불안해 할 꺼 같기도 했고, 그럼.. 괜시리 더 신경도 쓰이고 해서 뭔가 찜찜했었는데,

    라다도 아마 같은 생각을 해서 동행을 데리고 오나.. 라고 잠시 생각했었지만 뭐 크게 상관은 없었다.

    (난 이미 라다의 사진을 보았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래요래 기깔나는 사설버스

    작년 함피갈 때 타고갔던 퍼플버스, 걍 평타수준!

     

    원래 저녁 6~7시쯤 도착할 것 같다고 메세지를 받았기에.. 사전에 인도친구 아버님의 생신기념 저녁초대를 받았던 나는,

    그들을 받고(?) 집에다 방생(?)한 뒤, 먹이(?)를 풀어놓고 나는 친구집에 갈 셈이었다.

    나는 당연히 슬리퍼버스 같은 사설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녀들은 공영버스를 이용하여 뿌네에 입성중이라는 것,

    오...마이.... 얘네.. 엄청난 얘들이다.

     

    이것도 작년에 바라마티 갈 때 이용했던 공영버스

    이런 버스로 5시간넘게 타고오는 그들 진정 인도인!

     

    사설버스는 그나마 시간이 지연되는 것이 들한데, 변수가 많은 공영버스는 언제도착할 지 기약이 없다. ㅠㅠ

    시간은 이미 훌쩍 밤8시가 넘어버렸고, 그녀들은 계속해서 어딘지 모르는 상태에서 뿌네에 거의 다온 것 같은데.. 같은데..만을 반복할 뿐..

    나는 그렇게 뉘엇뉘엇 지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희망고문을 당하였고,

    이미 친구 수삐(Suppi)에게 미안하다고 오늘 친구가 오기로 했는데 차가 지연되서 아무래도 참석을 못할꺼 같다고 양해문자를 보냈다.

    두 여인은 근 9시가 다되어서야 뿌네에 도착하였고, 뿌네에 내려 릭샤를 탔다는 그녀들의 전화를 받고서야 나름 안심이 됐다.

     

    순간의 선택이 나를 천사에서 악마로 탈바꿈 하게하지(feat.릭샤왈라)

    함피가는 버스타러 갈 때 찍은 릭샤왈라 뒷태샷!

    저 릭샤왈라는 천사였어, 진정♥ 

     

    밤이라서 미터로 잘 안가려할텐데, 의외로 어렵지 않게 좋은 릭샤(?)왈라를 만나서 미터로 선뜻 출발했다는 말에,

    오오오.. 역시 인도사랑녀들이라 포스가 남달라.. 라며 흐뭇해하고 있을 무렵,

    전화가 온다. 라다다. 아파트 근방 어디께인거 같은데 길을 헤매는 릭샤왈라랑 시름중인가부다,

    그러더니 한 인도여성이 전화를 건네받아 우리집이 어디냐 묻는다,

    그렇게 어렵사리 드디어 나는 저멀리서 라이트를 켠 릭샤한대가 들어오는 것이 보인다.

     

    왼쪽으로부터 라다, 알띠, 라디, 모찌!

    물론 도착할 때의 모습은 당근 아니다. 모찌의 옷은 그녀의 것도 아니다.

    12월의 뿌네가 다소 쌀쌀하여 당당히 반팔입고 온 모찌가 살기위해 울며겨자먹기로 꾸르따를 덧입은 자태,

     


    드.디.어! 만났다!

    라다와 모찌, 그녀들은 모습을 들어냈다.

    둘다 얘들은 고만고만했는데 들쳐매고 온 가방이 어마어마하다. (뭐냐.. 이건.. 장똘뱅이야.. 부보상이야..)

    그 짐승같은 백팩을 대신 들쳐매고 단지로 들어가려다가 라다와 모찌가 뭔가 실갱이중이어서 가보니,

    릭샤요금을 내려는 데 릭샤왈라가 미터요금보다 꽤 많은 금액을 요구한다.

    역시나.. 릭샤왈라는 어디나 양아치인건 전인도 공통사항인가봉가,

     

    릭샤왈라가 안주머니에서 표때기 하나를 꺼내며, 야간할증 스페셜표라며 개드립을 치는데.. 어이터지네,

    순간짜증이 팍 돌아서,

    나.. 여기 2년 넘게 살았어, 야간할증표? 풉;;; 이거 뭔데?

    20루피 엑스트라 줄테니까 그냥 받어, 아더와이즈.. 경찰바이야 부를꺼야..라고 짜증투로 말을 건넸다.

     

    유니폼도 안입고 어리게 생긴 걸로 보아 아버지 릭샤 끌고나와서 용돈벌이 하는 거 같은 대리왈라인듯 싶었다.

    꼬꼬마 릭샤왈라도 벙찌고, 나도 벙찐상태에서 나는 받던지 말던지 돈을 쥐어주고 뒤도 안돌아보고 아파트로 들어왔다.

    부르릉.. 시동걸리는 소리에 내심 나도 안심, 데헷..♠

    뿌네에 살면 살수록 싸움의 기술과 뱃살만 느는 것 같다..


    주차장만 좋은 우리아파트

     

    여담이지만 사실 우리집은 여자사람친구는 머물수 없다는 계약조항이 있다.

    계약조항이라기보다 구두계약인데 원래는 이 아파트단지는 외국인이 들어와 살 수 없었다.

    아프리카를 비롯 많은 외국인학생들이 집도 험하게 쓰고 시끄럽기도 하고 여자/남자 문제도 있어서,

    사실 나도 어렵게 이 아파트에 들어왔고, 그래서 그런 초딩같은 조항에도 나는 은근 신경쓰였었다.

     

    근데 웃긴건 평상시에 그렇게 여러가지 계약사항들에 대해서 노래하던 동거인(히이즈 인디안)이

    어느날 지네 고향서 친구가 와서 3일정도 머물거라기에, 응..그래.. 라고 귓등으로 들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더니만 막상 와서 보니, 여자사람. 그것도 지 ex여친. 순간 어이가 터졌다.

    그래서 라다와 모찌를 우리집에 지내게 하는 것도 딱히 미안하거나 죄책감이 들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단지 내에서 보는 눈들이 많기에 경비바이야들에게는 한국에서 사촌들이 온다고 지름을 발라논 터였다.

    연신.. 어머, 아파트가 너무 좋아요.. 라고 외쳐대던 그들..

    (야밤에 도착해서 증말 다행이예요.. 님들..)

     

    그렇게 뿌네에서의 첫 만남이 이뤄졌다.

    블로그를 통해서 사이버 관계로만, 또 폰팅(?)으로만 오지랍을 떨다가 막상 이렇게 만나니,

    뭐랄까 생전 보지는 못했어도 포슷팅의 이야기들이 떠올라서일까 그렇게 어색하지만은 않았다.

    같이온 모찌도 쥐톨만한게 어찌나 말을 꼬박꼬박 거슬리지 않게 또 재미지게 잘하던지,

    그리고 꼭 선이 넘지 않을 정도로만 초면인 나에게 겐세이를 놓는데, 정말 똘똘한 아이였다.

     

    담소를 나누던 유일한 장소, 주방식탁(출처-모찌)

    난민에게 식량보급하듯 나는 부랴부랴 라면을 끓였다. 

     

    끼니도 제대로 못먹어서 배고팠을 라다와 모찌를 위해 한국에서 공수해온 진라면스프와 그나마 끈끈한 면인 싱가폴라면 코카를 조합하여,

    계란을 넣고 라면을 끓여줬는데.. 허기가 졌는지 둘다 사양않고 짐승처럼 먹어댔다.

    들쳐매고온 백팩도 짐승같았는데, 먹는 것도 짐승같네..라고 생각했지만 말하진 않았다.

     

    두 아이 다 전혀 여자아이들 같지않고 털털했던 터라 낯을 많이 가리는 나는 웬일로 쉽게 친해질 수 있었고,

    처음만났음에도 어색해하지 않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그렇게 내일부터 뿌네를 조져보자고 다짐을 하며, 첫날을 마무리하였다.

    난.. 잠이 많으니 아침날에 내가 죽은 듯이 자고 있다면 깨워줘요오오..라는 당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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