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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생활]내 아버지 생일도 못챙기는구만,
    노학생의 일상 2013. 3. 8. 07:14

    인도에서 생활하다보면 종종 친구들로부터 본인 생일때 소위말하는 생일턱을 얻어먹는 경우가 있다.

    Birthday Treat이라고 해서 좋은 레스토랑에서 친한친구들 몇명이 함께 밥을 먹는 경우인데,

    한국에서도 친한친구들 생일에는 함께 모여서 술한잔하며 축하해주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생일자가 쏘던지 아니면 생일자를 제외하고 십시일반 걷어서 계산하는 것이 인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의아했던 것은 친구생일 뿐만 아니라 그들의 아버지.. 어머님 생신때에도 친구들을 초대한다는 것!

    한국에서는 보통 부모님생신은 가족들끼리 오붓이 보내기마련인데, 인도는 친구들까지도 초대하는 것이 보통인가보다.

    숱하게 초대를 받았었는데 그때마다 일부러 가지않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아다리(?)가 맞지않아 번번히 못갔었다.

    이번에도 친한친구중 아버지가 생신이라고 저녁을 먹으러 오라는 문자를 받게 되었다.

    친구네 집이 거리도 꽤 있을 뿐더러 보통 인도저녁식사가 8시를 넘겨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토바이가 없는 요즘은 돌아오는 차편도 신경쓰이고 해서 못가는 쪽으로 생각을 하고 전화를 걸었다.

    난, 분명! "미안해.. 오늘 못갈꺼 같아.."라고 말하려고 다이얼을 돌렸는데..

    "응, 그래 이따보자.."로 마무리가 되어서 전화를 끊는 이 씨츄에이션은..

    영어의 딸림(?)으로 인한 대화의 리드에서 처절하게 밀렸기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보고 싶다.


    그리하여 의도치 않았던 야간마실을 나가게 되면서 요즘 애용하고있는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15분정도 걸어서 나간다.

    이미 약속한 8시를 넘겼지만 초조하지 않다. 여기는 인도인 것을.. 분명 9시나 넘어야 식사를 시작할 것이다.

    몇 일전 인도친구로부터 시내버스 타는 방법을 배워서 이용중인데,

    가장 큰 장점은 싸다는.. 점!! 그리고 야간에 타도 엑스트라로 입시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그러나 그에 반해 원숭이 코스프레를 견뎌내야한다는 점과 정류장까지 좀 걸어나가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상대적으로 교통비가 저렴한 인도에서는 대부분 릭샤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본인소유의 오토바이나 자가용이 있기때문에,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갖고있는 계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인지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이 신기한지 민망할 정도로 뚫어지게 쳐다보는 그들의 시선과 주목을 견뎌내야하는 것은

    너무너무 신경쓰이고 불안할 때가 있다..(연예인 돋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단돈 10루피라는 너무착한 요금때문에 그 유혹을 끊어버리기가 쉽지 않다.


    여튼.. 그렇게 버스를 타고 번화가까지 나가서 다시 릭샤를 타고 친구네 집에 도착을 한다.

    역시나 거의 40분을 늦었는데도 아직까지도 오는 중인 사람이 3명이 더 있단다.

    이제는 미안하지도 않을 뿐더러 방구낀놈이 성낸다고.. 늦게오는 이들로 인해 식사가 늦어지는게 못마땅하다. ㅋㅋ


    풍채가 좋으신 네하네 아버님과 친할머니

    할머님/어머님/네하(여자)/작은어머님/네하의친구(여자) 순으로 저렇에 미간에 빨간표시를 하고 쌀같은 걸 붙인다.

    아들들도 있었는데 물어보니 저 의식(?)은 여자들만 참여할 수 있다 하는데 종교적인 의식인 듯 싶다.


    이번에는 네하 어머님 차례

    역시나 같은 방법으로 쌀같은걸 미간에 붙이시고 초를 두어번 휘휘 돌리시면 끝이난다.


    친철한 아버님

    인도는 저렇게 꼭 케잌을 먹여준다. 생일자에게도 축하해주는 사람들에게도,

    여담이나 룸메 생일때는 친구하나가 오더니 같이 못 온 친구들 이름을 한번씩 다 불러가며 20번가까이 맥이더라는..


    네하네 가족들

    본인가족과 작은아버지 가족이 함께 사는 대가족

    아이들까지 하면 족히 10명이 넘는다.


    카리스마 돋으셨던 할머님과 네하 사촌동생

    할머니는 마라티만 하셔서 나에게 꾸준히 마라티로 질문을 하시는데 굉장히 난감했다.

    네하한테 한번 큰소리를 내시길래 왜그러시냐 물었더니,

    할머님께서 네하에게 폭풍심부름을 시키셔서 네하가 짜증을 냈던 것,

    그래도 말씀들어야지 그랬더니.."한번에 60가지를 시키셔.."라며 쿨하게 되돌아서던 네하


    오래간만에 만난 학교친구들,

    주황옷이 네하, 그리고 그 옆에 푸근하게 생긴 남이 네하남친.

    F1 광팬이어서 나에게 친히 동영상까지 보여주는데,

    난 노홍철 생각만 나더라는..


    10시가 넘으면서 나는 뭐마려운 강아지마냥 가방을 들었다 놨다.. 핸드폰을 껐다 켰다를 반복하자,

    내 옆에 있던 아말이 "걱정마.. 내가 데려다 줄께!"라며 쿨하게 말한다. 우리집이랑 정반대 방향인데도..

    그래서 "너랑 반대방향이야.. 우리집 구석이란말야.."라고 민폐끼치기 싫어서 말하니..

    "노프라블럼... 그래봤자 1년에 한번이잖아. 걱정말고 사람들이랑 시간보내.."라며 나마스떼스럽게 나를 진정시켜준다.

    덕분에 정말 오래간만에 자가용이라는 것을 그것도 앞자리에 앉아서 바람에 머리 날려서 떡지지 않은 채로 집에 올 수 있었다.

    오래간만에 보니까 반가웠는데.. 반(反)쾌리파 무리들이어서 너무 나에게 쾌리뒷담화를 시도하려들 해서 조금은 긴장했었던.. ㅋㅋㅋ

    생일상엔 잡채랑 LA갈비랑 광어회랑 매운탕정도는 먹어줘야 생일상 같이 먹는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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